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해 강원, 광주, 전남, 전북 등 6개지역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무더기로 동반 당선됨에 따라 '엘리트 교육'을 추구해 온 'MB경쟁교육정책'의 퇴조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전교조 교사 징계와 무상급식, 자율형사립고 지정,교장공모제 확대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시도 교육청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2지방선거에서는 곽노현 후보(서울),김상곤 후보(경기), 민병희 후보(강원), 김승환 후보(전북), 장만채 후보(전남), 장휘국 후보(광주) 등 6명의 진보교육감이 탄생했다.

곽노현 후보는 보수진영의 이원희 후보와 개표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34.41%(136만6,964표)를 얻어 33.17%(125만9,860표)를 득표한 이원희 후보를 누르고 제18대 교육감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민선 교육감 시대를 맞아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6명이나 무더기로 당선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더욱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진보교육감이 동반 당선됨에 따라 '서울-경기 진보교육감 벨트'가 형성돼 수월성 위주의 '현 정부 초.중.고 교육정책'은 수족을 잃고 식물상태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게 됐다.

여기에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자와 장휘국 광주 교육감 당선자는 사상 첫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어서 전교조 교사징계문제를 둘러싸고 교과부와의 '일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교조교사 징계권' 갈등 불가피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 교육감들의 첫번째 기싸움은 전교조 교사에 대한 대량 징계권 행사문제에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과부는 시도 감사관회의를 소집해 민노당에 가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 130여명에 대한 파면.해임을 결정했다.

교과부는 이들 교사에 대한 파면.해임에 앞서 지방선거 직전 직위해제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직위해제를 보류시켰다.

그러나 교사에 대한 징계권은 교육감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교과부의 파면.해임 결정은 진보교육감들의 반대에 부딪칠 공산이 높아졌다.

진보성향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해 전교조 교사 시국선언과 관련해 교과부가 시국선언 교사 징계에 나섰을 때 교과부의 권고를 거부하고 징계를 법원판결 이후로 미룬 바 있다.

교과부는 징계를 거부하는 김상곤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까지 내렸지만, 김교육감이 수용하지 않자 '직무유기 혐의'로 김 교육감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김상곤 교육감은 교과부 조치에 혼자 맞섰지만, 이제 6명의 진보교육감이 동반 당선된 만큼 이들 교육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월성 교육 VS 교육격차 해소, 무상급식

국.영.수 위주의 수월성 교육을 강조해 온 현 정부의 교육정책들도 진보성향의 교육감들과 끊임없는 논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진보진영 교육감은 '수월성 교육'보다는 '평준화 교육', '엘리트 교육'보다는 '교육격차 해소'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진보 교육감들은 선거과정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장해 온 만큼 무상급식 문제도 정부 및 각시도와의 쟁점사안으로 등장하게 됐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는 진보 교육감 연대에 대해 "원칙과 입장을 같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절로 공동 대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교육감협의회라는 공식창구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곽 당선자는 이어 "16개 시도 교육감의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그것을 기초로 교과부와 도지사들 그리고 정치권에 유초중등학교의 충실한 대변자로서 건의를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른바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자율형 사립고의 추가지정 등 초.중.고 정책에서 큰 변화가 불가피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