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총액인건비제 시범 교육청으로 선정되자마자 전체 정원 3495명 중 1200명 정도를 승진시키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허태준 의원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부산시 교육감 소속 지방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말 '시.도 교육청 직원 총액인건비제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하던 교육공무원의 정원책정 기준을 자체 실정에 맞게 바꾸기 위한 것이다.

총액인건비제는 인건비 예산의 범위에서 기구와 정원, 보수, 예산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갖는 제도로 올해 부산, 대구, 충남, 전남 등 4개 교육청에 시범 실시한 후 운영 상황을 평가 분석해 내년부터 모든 시.도 교육청에 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정원은 3495명으로 변함이 없으나 일반직의 경우 4급 이상 간부가 31명에서 35명으로 4명 늘고, 5급도 139명에서 157명으로 18명 증가하게 된다.

또 6급이 556명에서 613명으로, 7급이 528명에서 597명으로 각각 늘어나는 반면 8~9급은 346명에서 170명으로 절반 이상(176명) 감소한다.

기능직도 6~8급은 68~298명씩 늘리고, 9~10급은 495명이나 줄이게 되며 별정직에서도 5급 상당과 6급 상당을 1명씩 증원한다.

결국 이같은 직급 조정으로 672명이 1차 승진 대상자가 되고, 570명이 후속 승진 대상자가 돼 전체 직원의 무려 35.5%인 1242명의 직급이 한단계씩 올라간다고 허태준 의원은 지적했다.

허 의원은 또 일반직의 경우 현재 3급 7명, 4급 24명으로 직급별 정원을 구분하고 있으나 개정 조례안은 4급 이상으로만 표기해 4급에서 3급으로의 승진 인사가 임의로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시교육청의 과도한 직급상승을 막기 위해 관련 조례안을 대폭 손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정원책정 기준에 대한 자율권이 주어진 시교육청이 자체 실정에 맞게 조정한다면서 하위직은 줄이고 상위직만 늘리려고 한다"며 "실무자는 줄이고 간부만 늘리는 것은 공무원 사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업무의 비능률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승진 규모의 최대 범위를 정한 것일 뿐이며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