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3.7.3. 수요일 14시에 속개된 대전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대전광역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원안 통과 되었다. 강영자 교육의원의 대표발의로 진행된 이번 조례안은 보도된 신문자료에 의하면 이번 상임위 통과와 함께 7월 26일 제4차 본회의에서도 무난하게 원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현 복무조례 개정안이 상위법과 배치된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과 관련한 잡설(雜說) 몇 가지를 풀고자 한다.

첫째, 복무조례는 상위법 위반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현 개정 조례는‘지방공무원의 근무시간을 교원과 같게’한다는 것이다. 핵심을 파고들면 점심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가 여부라고 본다. 만일 행정실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을 경우 상위법 위반이라고 본다면 교원의 점심시간의 급식지도 인정 근거였던 1980년대 내무부(총무처)와 문교부 사이의 주고받은 공문에 의해서 일선 학교에 통보했던 그 공문을 기억하는가. 그렇다면 그것 또한 위법이라고 주장해야 옳지 않을까. 하물며 급식 지도를 하지 않는 교장, 교감, 보건교사, 비담임 교담교사 등은 왜 급식지도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 받는가?

과문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내무부와 문교부 사이의 협의 공문에도 이러한 모든 것들이 검토가 되었을 것 아니겠는가.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을 보면 근로시간 산정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을 유추 적용해 본다면 행정실 소속 직원들이 점심 시간에 학교업무 처리를 위해 민원업무 등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 조항에 의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도 무방하다.

한 마디로 교원은 점심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주고, 지방공무원은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근거는 논리가 빈약하고 형평성이 결여된 주장일 뿐이다.

둘째, 안전행정부, 법제처 공문은 교육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얼마 전 시교육청 총무과에서 교육부 공문을 받아서 학교 등에 이첩한 공문이 있었다.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개정이 옳지 않다는 뉘앙스의 내용 같은데, 그 내용을 보면 안행부는 법령해석을 했고, 법제처는 의견제시를 했다. 하지만 법제처 의견 제시는 참고용일 뿐 우리 교육청은 거기에 기속되지 않으므로 조례 개정에 문제가 없고, 안행부는 법령해석에 관한 권한이 없으므로(법제처만 있는데 안행부가 법령해석을 하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표현한 것은 무리가 있고, 안행부 담당자의 단어 사용에 혼선이 있어 보임) 이 또한 우리교육청을 기속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현행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안은 그대로 갈 것이다. 다만 교육부에서 일괄로 제소는 할 수 있다. 참고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의하면 교육감은 재의 요구를 할 수 있는데, 현재 그 가능성은 없다고 보며, 다만 교육부장관이 직접 제소를 요구하거나 할 수 있을 뿐이다.

부언하면 대전을 비롯한 교육감들이 일부러 재의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까지 진보나 보수교육감을 막론하고 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사례도 없고(다른 곳은 복무조례 개정이 2년에서 3년 정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리수를 띄워서 그렇게 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의원 입법 발의를 통해 개정한 대전의 경우에는 재의 요구는 곧 교육위 소속 의원들에 대한 자존심 문제와 결부되고, 만일 본회의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된다면 시의회에 대한 도전의 의미로 비쳐지므로 교육부 장관의 재의 요구 지시가 있지 않는 한 그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내년에 교육감 선거가 있다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런 사례는 다른 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안행부와 교육부는 교육감의 복무조례 개정안에 쌍수를 들고 반대하는가?

사견이지만 안행부는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의 복무조례 개정 여파가 다른 지자체에도 미칠 것을 두려워한다고 짐작해 본다. 소속은 달라도 다른 지방공무원도 우리와 비슷한 여건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곳에서도 노조를 통해서 협상의 도미노가 올 수 있다. 그것이 두려운 것 아닐까. 속칭 현재 복무관계의 판이 흐트러지고 깨지는 것이 싫은 것이다. 자기들의 세운 기준(?)을 빠져나가는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들이 얼마나 밉게 보이겠는가.

교육부는 현재 묵인 반 방조 반의 상태가 아닌가 한다. 안행부나 감사원의 눈치도 보이고, 혹시 모를 감사원의 감사에도 대비해야 하니까 조례 개정이 바람직스럽지 않다니 어쩌니 하니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자제를 권고할 뿐이다. 이른바 알리바이 조작이랄까 아니면 나는 이렇게 노력했는데 교육감들이 어기고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만일 교육부에서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였다면 지금 13개 교육청의 개정된 복무조례에 대해서 벌써 대법원에 제소를 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시국선언 교사 징계 건 등에 대해서 보인 교육부장관의 적극적인 행태를 보면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러므로 교육부는 이심전심으로 합작이 된 교육감과 지방공무원을 상대로 대법원 제소 등의 무리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노조와 지방공무원들의 의지로 이루어낸 작은 성과인 복무조례 개정, 비록 전국 시·도교육청 중 거의 막차인 14번째로 이루어냈지만 그렇다고 폄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것을 기회로 우리의 더 큰 요구들, 이를테면 행정실 법제화(초중등교육법 개정)를 비롯한 우리의 자존심과 존재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일들을 계속 벌여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후배들에게 열악했었던 우리들 지방공무원의 유산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 행복해지기를 두려워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