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노조 설문조사…행정직원, 교원과 동등한 권리 원해

각급 학교 행정실 근무자들 대부분이 행정실 법제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시ㆍ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종기)이 지난 11월 1일~12일 전국 행정실 공무원의 근무여건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총 2519여명 중 86.8%인 2157명이 "관계 법령의 개정을 통해 행정실을 법제화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교육감 훈령이나 교육규칙으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응답자는 3%(57명)에 불과했다.

이는 행정실 직원들이 과중한 책임과 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한과 대우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며, 행정실도 학교내에서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교육행정지원을 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4~5명이 44.6%(1111명)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3명 이하인 곳도 23.9%(594명)였다.

이와 관련해 행정실의 근무인원 수가 '보통'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조금 적다'와 '매우 적다'를 포함해 적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56.4%(1423명)로 나타나 절반 이상이 1인당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학교운영위원회와 관련해 "일반직에게도 피선거권을 부여해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는 답변이 79.8%(1940명)를 차지했다. 현재 교원은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으나 일반직원은 선거권만 있고 피선거권이 없어 운영위원이 될 수 없다. 

행정실장을 학교운영위원회 당연직 간사로 지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2.6%(1038명)가 "학운위 안건 대부분이 교무ㆍ학사 관련이므로 교원이 당연직 간사가 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조례를 개정해 운영위원 중에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32.9%(802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업무분장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교무실과 행정실의 업무분장이 명확히 나눠져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3.9%(1592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교무실로 이관되어야 할 업무로, 교과서관련 업무, 교원 및 기간제교사 인사업무, 학생 전입학 업무, 보건관련 업무 등을 꼽았다. 반면 행정실로 가져와야 할 업무로는 대부분 '없다'는 의견이 많아 대체로 행정실이 지나친 업무과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행정실 근무여건과 관련해 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병설유치원 겸임수당 등 형평성있게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교원과 행정실직원간에 동등한 관계가 돼야 한다" "기능직공무원의 승진소요연수를 단축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기타 의견으로 "1인 행정실장을 해소해야 한다" "행정실을 20평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울러 "노조가 있어 든든하게 업무를 할 수 있다" "신바람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권익이 향상되고 업무환경 및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 "형식적인 설문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개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김종기 위원장은 "이번 설문결과는 행정실 근무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 학교행정실도 교육청 차원에서 조직진단을 통해 교원-행정직원간 갈등을 해소하고 업무효율의 극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설문결과를 토대로 향후 교과부 등에서 각급학교 행정실 근무자와 관련된 정책사항을 추진하는데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